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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팍팍해진 대형병원, 임금협상은?

살림살이 팍팍해진 대형병원, 임금협상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8.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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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 일찌감치 합의...서울대·세브란스병원 난항 예고

대형병원들이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2014년 임금협상이 지난해보다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형병원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서울대병원과 연세의료원. 이 두 병원은 국공립병원과 사립병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다른 병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병원이 700여억원 적자라는 것을 공공연하게 대외에 알렸고, 연세의료원은 연세암병원 건립, 의료원장 교체 등 내부적으로 큰 사건들이 많아 임금협상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먼저 서울대병원은 지난 5월 교섭이 시작된 이후 교섭날인 지난 6월 26일 병원측이 노조와의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에도 임금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등 극한 상황까지 치달았다.

지난해 11월 초 극적으로 임금 1.7%에 합의를 이뤄내기는 했지만, 병원측이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1.7% 내에서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쉽사리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서울대병원은 첨단외래센터 건립과 관련 노조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병원은 경영이 어렵다고 하면서 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병원이 '가짜정상화 대책'을 통해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병원측이 지난해와 마찬가지 태도를 보인다면 파업이 불가피할 것이고, 임금협상은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노조는 최근 교직원 17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원 41%가 임금 5~7% 이상 인상, 19%가 10%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병원측이 제시하고 있는 1.7%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연세의료원도 올해 임금협상이 어려워 보인다. 연세의료원 노동조합은 최근 노조 게시판을 통해 '연세의료원, 2014년 임금교섭 진행상황 보고'라는 내용의 서신문을 올렸다. 서신문을 보면 연세의료원 노조는 의료원장이 바뀌면서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드러났다.

연세의료원 노조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임금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며 "노조는 임금인상, 임금체계 개선, 통상임금, 인력 관련 등 10가지 요구를 담은 안을 전달하고, 4차례에 걸친 본 교섭 이후 폭넓게 논의하고자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진척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은 근본적으로 요구안 자체가 다소 민감한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노조에서 주요 쟁점으로 삼고 있는 것은 임금인상, 상여금 통상임금 범위 포함, 신급여체계 원상복구, 인력 문제 해결 등"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노조는 8.1%를 제시했으나, 아직까지 의료원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노동조합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노조는 암병원 개원 이후 직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이 임금협상을 놓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은 이례적으로 2014년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경영 환경이 어렵지만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병원측이 임금을 인상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아산병원은 최근 ▲기본급 4.06% 인상 ▲격려금 50% 지급에 대해 협상을 마무리하고, 조인식까지 마쳤다. 서울아산병원 노조는 병원측과 지난 5월 15일 1차 임금교섭을 시작한 이래 5차례 교섭을 거쳐 7월 3일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또 조합원 92.4%의 찬성으로 2014년 임금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박성욱 서울아산병원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노사가 공감해 협상이 타결 돼 기쁘다"며 "지난해 경영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해서, 그리고 앞으로 경영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해서 움츠려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이번 임금 협상 결과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노조 관계자도 "병원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직원들을 생각해 마음 써준 것에 감사한다"며 "지금까지의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가 협력한다면 병원이 앞으로 더 많이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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